용산 재개발구역, 감각적 현대미술 전시장으로 변신
김가연 기자
minjoo@gsdaily.co.kr | 2025-10-20 21:20:41
팀서화 직접 재설계·리모델링…현대미술 공간 탈바꿈 ‘주목’
서울 용산의 한 재개발 구역이 현대미술 전시장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전기도 끊기고, 비가 오면 실내가 침수되던 버려진 건물들이 젊은 예술가들의 실험 무대로 변신한 것이다.
큐레이토리얼 프로덕션 ‘팀서화’는 올해 주목할 차세대 작가 10인의 작품을 선보이는 기획전 ‘텐 바이 팀서화_사이 시공 생태계’를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용산 일대 다섯 곳에서 진행되며, 그중 세 곳은 재개발 지정 후 오랫동안 방치된 건물을 팀서화가 직접 설계·리모델링해 전시장으로 재탄생시켰다.
낡은 공간의 흔적과 첨단 감각이 공존하는 이색적인 전시 공간은 도시의 상처와 예술의 가능성이 교차하는 현장을 보여준다.
이번 프로젝트는 금성출판사 문화공간 브랜드 KCS(Kumsung Cultural Space)의 협력으로 추진됐다. 관람객은 각 전시장을 직접 방문해 10명의 젊은 작가들이 펼치는 다양한 작품 세계를 감상할 수 있으며, 도심 속 소규모 비엔날레처럼 구성돼 있다.
전시 제목 ‘사이 시공’은 ‘두 공간 사이의 시간과 공간’을 뜻한다. 이는 용산의 빌딩 숲 사이, 즉 재개발 구역이라는 현실적 공간을 의미함과 동시에, 제도권 미술기관과 상업 미술시장 사이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젊은 예술가들의 창작 생태계를 가리킨다.
팀서화는 이번 전시를 통해 미술관도, 아트페어도 아닌 중간 지점에서 벌어지는 젊은 예술의 실험과 긴장을 도심 속에서 가시화하고, 이를 도시 생태계에 대한 새로운 사유로 확장하고자 했다.
참여 작가는 강건, 김민훈, 김휘아, 방소윤, 배재민, 연경석, 이승희, 장시재, 조이, 조이솝 등 모두 40세 이하의 젊은 작가들이다. 회화, 설치, 조형, 키네틱, 3D 아트 등 장르를 넘나드는 이들의 작업은 형식적 완성보다 실험성과 개념적 도전을 중시하며, 현실의 경계와 예술의 역할을 질문한다.
팀서화는 전시와 함께 작가들의 인터뷰 및 작업 세계를 영상으로 제작해 유튜브와 예술 영상 플랫폼 ‘피커(Picker)’에 순차적으로 공개한다. 또한 모든 전시 공간을 관람한 뒤 인증된 리플릿을 제시하면, 용산의 인기 카페 ‘흙’에서 음료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이벤트도 진행된다.
이번 전시는 팀서화가 주최·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 금성출판사가 후원하며, KCS·아카이브앤코·오시선이 협력한다. 전시는 10월 30일까지 진행되며(월요일 휴관), 평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전시장소는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일대 다섯 곳이다.
버려진 공간을 새로운 예술 생태계의 장으로 바꿔놓은 이번 전시는 재개발의 현장을 미술의 언어로 해석하며, ‘도시가 예술이 되는 순간’을 실험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 현장 중심 ‘경서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