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대왕 ‘만천명월’이 금천 은행나무로 밝히다
최재영 기자
jychoi@naver.com | 2025-10-01 11:45:44
주민 퍼레이드·정조대왕 능행차 공동재현 등 ‘풍성’
금천문화재단은 지역의 역사자원을 축제로 연결한 ‘2025 금천시흥행궁문화제’가 서울시 금천구 은행나무로 일대에서 큰 호응 속에 진행됐다.
이번 축제는 정조대왕이 1795년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소를 참배하는 여정 중 머문 ‘시흥행궁’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지역 역사자원을 축제로 승화시킨 첫 행사로, 1만5000여 명의 지역 주민과 관람객이 참여해 큰 호응을 얻었다.
축제 현장은 ‘시흥행궁’의 전통 건축 양식을 본뜬 기와지붕과 처마 모양의 무대와 부스들로 꾸며져 마치 조선시대 저잣거리에 온 듯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전통공예마켓 부스들은 기와지붕을 얹어 연결되었고, 관람객들은 “직접 시흥행궁에 온 것 같다”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축제 주제는 ‘만천명월(萬川明月), 금천을 밝히고 춤추게 하다’로, ‘시흥행궁’과 ‘정조대왕’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과 부대행사가 양일간 이어졌다.
첫날인 27일 오후 6시, 은행나무로 130m 구간에서 지역 주민 단체 18팀이 참여한 행렬이 축제의 시작을 알렸다. 난타, 치어리딩, 태권도 시범, 라인댄스 등 다채로운 공연이 펼쳐졌으며, 특히 전라북도 무형문화재인 고창농악을 전수받은 ‘고창농악전수생연합’이 화려한 춤사위와 신명나는 무대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어진 개막식에서는 종묘제례악을 바탕으로 한 무용 퍼포먼스와 ‘미디어 대북’ 공연이 펼쳐졌다. 대형 미러볼과 반사 조명이 은행나무로 일대를 환하게 밝혀 마치 달빛 아래 있는 듯한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축제 이튿날인 28일에는 서울시, 경기도, 수원시, 화성시가 함께하는 ‘정조대왕 능행차 공동재현’이 진행됐다. 궂은 날씨에도 100여 명의 금천구민이 참여해 백산주유소에서 시흥5동 주민센터까지 행렬을 이어가며 역사적 장면을 생생하게 재현했다. 또한 정조대왕이 백성과 소통했던 ‘격쟁’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뮤지컬 ‘격쟁을 허하라’가 무대에 올랐고, 지역 예술가들의 폐막 공연이 축제의 대미를 장식했다.
양일간 행사장 곳곳에서는 조선시대 엿장수와 떡장수 복장을 한 ‘잡색 어벤저스’와 한복과 광대 분장을 한 ‘조선즈’가 관람객들과 소통하며 재미와 웃음을 더했다. 이와 함께 ‘2025 별장길 브랜드 축제(소원성취페스타)’와 연계해 다양한 체험과 먹거리, 볼거리가 풍성하게 마련돼 방문객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서영철 금천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첫 개최된 금천시흥행궁문화제가 지역 주민과 관람객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다”며 “앞으로도 지역 고유의 자산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축제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축제는 지역 역사와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조명하며 금천구를 대표하는 새로운 문화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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