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파주의 한 지역매체가 실시한 여론조사는 단순한 수치 그 이상이다.
김경일 파주시장에 대한 재신임 의사가 26.1%에 그쳤다는 결과는, 시민이 현 시정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가장 명료한 지표다. 시민들은 개발과 문화 인프라 확충을 기대하지만 그 속에서 ‘신뢰’를 찾지 못해 실망하고 있는 것이다.
김 시장의 시정은 돔구장, 시민축구단 등 굵직한 프로젝트가 줄줄이 발표되지만, 시민들은 그 과정에서 소통이 충분하지 않다고 느낀다.
이런 시정 방식은 시간이 지나면 당초 계획한 ‘성과’보다 시민과의 ‘거리감’을 남긴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40~50대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세대가 김 시장에게 박수를 보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난다. 시정 경고음이다.
도심 재개발이나 체육시설 확충처럼 도시 성장에 필요한 사업일지라도, 시민의 신뢰가 전제되지 않으면 되레 불안요인이 된다.
그래도 돔구장 건립이나 시민축구단 창단에 찬성하는 응답이 절반을 넘겼다는 점은 흥미롭다. 시민들은 만족하지 않더라도 시정에 맹목적 반대를 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난 결과다.
시민들은 개발과 변화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 ‘어떻게’의 문제에서 불안해한다. “누가, 어떤 절차로, 무엇을 위해” 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을 때 시민의 지지는 갈피를 잃는다.
파주시의 문제는 정책 자체보다 ‘시정의 불투명함’이란 결론이다. 이는 스포츠와 문화 인프라 확충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문제는 그 과정이 ‘일방통행’식 추진은 소통의 부재로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같은 정책이라도 신뢰받는 행정을 추진하면 ‘기회’가 되고, 신뢰를 잃은 행정이면 ‘리스크’가 된다.
지도자에게 위기는 늘 찾아온다. 위기를 위기로 느끼고 두려워한다면 더 큰 위기를 맞을지 모른다. 하지만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방법은 있다. 그 힘은 겸손한 경청에서 시작된다.
이에 김 시장은 남은 임기 동안 지난 시정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행여 시민은 개발보다 ‘대화’를 원하고, 사업보다 ‘공감’을 원한다는 진실을 간과했다면 이제라도 시민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민심은 언제나 말보다 ‘표정’이 먼저 변한다. 지금 파주의 흐름은 겉으로는 잔잔한 ‘표정’을 보이는 것 같지만 안으로는 폭풍전야와 같아 보인다,
평온하게 보이는 그 잔잔함이 일순 무관심으로 바뀐다면 더는 되돌리기 어렵게 된다. 그래서 시민의 ‘표정’이 무서운 것이다. 파주시장이 그 ‘표정’를 읽어낼 수 있다면 남은 기간은 아직 늦지 않은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파주 시민의 재신임 여부에 대한 답은 결국 시장 자신에게 달려 있다는 고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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