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사실주의 회화로 현대사회 삭막함·허무 등 드러내
세계 주요 도시에서 꾸준히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극사실주의의 거장 김영성 작가가 개인전 '無·生·物'을 서울 평창동 이엔갤러리에서 개최한다. 국내외 컬렉터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아온 김 작가의 이번 전시는 고도로 물질화된 현대 사회 속에서 생명의 위협과 소멸을 응시하는 연작을 선보인다.
김영성 작가는 생(生)과 물(物)이 하나의 화면 안에서 기묘하게 공존하는 순간을 마치 광고 사진이나 연극의 한 장면처럼 연출한 뒤, 이를 극사실주의 회화 기법으로 치밀하게 포착해낸다. 그의 작업은 현대사회의 삭막한 단면과 인간 존재의 허무함을 동시에 드러내는 메타포(은유)로 기능한다.
작가가 주목하는 작은 생명체들, 즉 곤충, 물고기, 개구리 등은 인간이 정한 식용, 관상용, 실험용이라는 목적 너머에 존재하는, 그 자체로 완전한 '한 생(生)'의 의미를 환기시킨다. 실크 천 위에 놓인 곤충, 뚜껑이 덮인 유리통 속의 물고기, 금속 수저 위의 개구리 등은 외형적으로는 안정적이고 아름답게 보이지만, 그 안에 갇힌 생명체의 시선은 답답함과 불안함을 내포할 수밖에 없다.
작가는 이러한 외적 아름다움과 내적 불안의 극명한 대비를 통해 인간의 삶 또한 화려하게 치장된 겉모습과 달리 보이지 않는 긴장과 불안을 안고 존재한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김 작가의 작품에 구현된 극사실적인 재현은 단순한 묘사를 넘어선다. 사진이나 고화질(QHD) 모니터로도 담아내기 어려운 촉각적 실감을 통해 관람객은 일상에서 당연하게 여겼던 생명의 권리와 존재의 가치를 다시금 사유하게 된다.
나아가 그의 작품은 기후변화와 환경 위기의 시대 속에서 우리가 외면하고 있는 것들을 질문하는 장치로 기능한다. 화폭 속 생명과 물질의 대비는 침묵 속에서 강력한 문제의식을 호흡하며, 동시대가 잃어버린 감수성과 사회적 책임을 되묻는 울림을 선사한다. 김영성 작가 개인전 '[無·生·物]'은 이엔갤러리에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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